전기기사 필기 4과목 중 전기자기학은 “수학 시험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식이 많습니다. 쿨롱의 법칙, 가우스 법칙, 앙페르 법칙, 패러데이 법칙… 공식만 모아도 A4 두 장이 넘습니다.
처음에 저도 공식을 통째로 외우려다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접근을 바꿨습니다. 공식의 “의미”를 먼저 이해하니, 외워야 할 양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쿨롱의 법칙: 두 전하 사이의 힘
F = kQ₁Q₂/r². 이 공식을 외우지 말고 의미를 보세요. “두 전하 사이의 힘은 전하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전하가 크면 힘이 세고, 멀어지면 힘이 급격히 약해진다. 이 상식만 기억하면 공식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시험에서는 r이 2배가 되면 힘은 몇 배? 같은 문제가 나옵니다.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니 1/4. 공식을 외운 게 아니라 원리를 아는 겁니다.
전기장과 전위: 방향과 크기
전기장 E = F/Q. 단위 전하가 받는 힘입니다. 전위 V = W/Q. 단위 전하가 가진 에너지입니다. 전기장은 “힘”이고 전위는 “에너지”라는 차이를 잡으면 관련 공식이 연결됩니다.
전기장의 방향은 양전하에서 음전하로. 전위는 양전하 쪽이 높고 음전하 쪽이 낮습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전류는 전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자기장: 전류가 만드는 힘
전류가 흐르면 주변에 자기장이 생깁니다. 오른손 법칙: 엄지를 전류 방향으로 하면 나머지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이 자기장 방향입니다. 이 법칙 하나로 직선 도체, 원형 코일, 솔레노이드의 자기장 방향을 전부 잡을 수 있습니다.
앙페르 법칙은 “폐경로를 따라 자기장을 적분하면 그 안을 지나는 전류에 비례한다”는 뜻입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전류가 세면 자기장이 세다”입니다.
패러데이 법칙: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를 만든다
자속(자기장 × 면적)이 시간에 따라 변하면 기전력이 유도됩니다. 발전기의 원리입니다. 자석을 코일 안에서 움직이면 전류가 흐르는 것. 렌츠의 법칙은 “유도 전류는 자속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흐른다”입니다.
이 두 법칙을 이해하면 변압기, 인덕턴스 관련 문제의 반 이상을 풀 수 있습니다.
공부 순서 추천
정전기(쿨롱, 가우스) → 정전용량(커패시터) → 전류와 저항 → 자기장(앙페르, 비오-사바르) → 전자유도(패러데이) → 인덕턴스. 이 순서로 개념을 쌓아가면 앞의 내용이 뒤의 내용을 받쳐줍니다.
공식을 달달 외우다 지쳐서 포기하는 것보다, 원리를 이해하고 기출에서 확인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전기자기학은 이해 과목입니다. 암기 과목이 아닙니다.
공식을 외우기 전에 물리적 의미부터 잡으세요
전기자기학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공식을 먼저 외우고 문제에 대입하려는 것입니다. 문제를 읽었는데 어떤 공식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공식을 더 외워서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공식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우스 법칙을 봅시다. 수식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이 법칙이 말하는 건 단순합니다. “닫힌 면을 통과하는 전기력선의 총량은 그 안에 있는 전하량에 비례한다.” 쉽게 말하면, 풍선 안에 전하가 많을수록 풍선 표면을 뚫고 나가는 전기력선이 많다는 겁니다.
이 개념을 잡고 나면, 구 도체, 원통 도체, 무한 평면 도체의 전계를 구하는 문제가 전부 같은 원리임을 알게 됩니다. 형태만 다를 뿐 “전하를 둘러싸는 면을 설정하고, 대칭성을 이용해서 전계를 구한다”는 풀이 과정은 동일합니다.
앙페르 법칙과 패러데이 법칙 비교
이 두 법칙을 헷갈리는 수험생이 많습니다. 둘 다 “뭔가가 뭔가를 만든다”는 구조인데, 방향이 반대입니다.
앙페르 법칙은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입니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주변에 동심원 모양의 자기장이 생깁니다. 오른손 엄지를 전류 방향으로 세우면, 나머지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이 자기장 방향입니다.
패러데이 법칙은 반대로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장(기전력)을 만든다”입니다. 코일 주변의 자기장이 변하면 코일에 전압이 유도됩니다. 발전기의 원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석을 코일 안에서 움직이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거죠.
시험에서 이 두 법칙을 구분하는 키워드는 간단합니다. “전류 → 자기장”이면 앙페르, “자기장 변화 → 기전력”이면 패러데이. 이 한 줄만 기억하세요.
계산 실수를 줄이는 현실적인 팁
전기자기학에서 감점의 절반은 개념을 몰라서가 아니라 계산 실수입니다. 특히 10의 거듭제곱(μ = 10⁻⁶, n = 10⁻⁹, p = 10⁻¹²) 단위 변환에서 실수가 잦습니다.
제가 쓰던 방법은 단위를 먼저 쓰는 겁니다. 답을 구하기 전에 “이 문제의 답 단위는 V/m이다”를 먼저 확인합니다. 중간 계산에서 단위가 맞는지 확인하면서 풀면 실수가 확 줍니다. 숫자만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단위 실수를 잡지 못합니다.
전기자기학은 어렵습니다.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시험에 나오는 문제 유형은 20가지 안에 거의 다 들어갑니다. 기출 5년치를 유형별로 정리해서 각 유형의 풀이 과정을 손으로 3번씩만 써보세요. 손이 기억하기 시작하면, 머리보다 먼저 풀이가 나옵니다.